민어, 이런 만남[신안군 지도읍 송도수산시장]

2012. 8. 15. 20:32전라

1004의 섬 신안.

전라남도 신안군을 이렇게 말한다.

신안군은 섬으로만 이루어져 있다고 한다.

실제로는 1,004개가 조금 넘지만, 상징적인 의미로 ‘천사의 섬’이라고 한다.

 

민어를 먹으러 가자고 했다.

목포를 생각하다가 알고 보니 민어의 본고장은 신안군 임자도.

무안군 해제면에서 다리를 건너 신안군 지도읍으로 들어섰다.

장암선착장에서 국도 24호선은 바다에 막힌다.

코앞에 건너다보이는 섬이 수도, 그 바로 뒤에 있는 섬이 임자도.

오늘이 8월 14일, 지난 11일과 12일 이틀 동안 임자도에서 민어축제가 열렸었다고 한다.

올해는 민어가 풍년이란다.

여기, 지도와 임자도는 거기가 거기다.

지도읍소재지인 지도와 아주 짤막한 다리로 이어진 솔섬[송도]에 수산시장이 있다.

임자도로 건너가는 대신 송도 수산시장으로 간다.

과연 민어 철, 시장엔 온통 민어다.

민어에 대한 정보를 더 알아본 다음 식당과 숙소를 정하고 나니 흐뭇한 마음.

 

“어디서 오셨어요?”

“충주에서 왔습니다.”

“충주요? 우리 아들과 며느리가 충주에 있는데‥‥‥.”

“예? 충주 어디에요?”

‥‥‥

‥‥‥

“하하, 세상 참 좁군요.”

 

식당 주인 내외와 나눈 이야기다.

충주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아들이 충주 아가씨를 만나 올 5월에 결혼을 했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 일행 넷 중, 나를 제외한 셋이 두어 해 전에 그 아가씨와 한 학교에서 근무를 했단다.

하하, 이런 일도 있구나.

특별한 음식, 민어를 찾아 천리를 넘게 달려온 곳에서 특별한 만남.

 

호우 경보, 주의보가 곳곳에 내려져 있는 지금.

여기 신안 지방에도 비 예보가 있어 엊저녁부터 신경이 쓰였었다.

구름이 왔다 갔다 하고 바람이 좀 불고 있지만, 간간이 햇빛이 비치는 날씨.

윗부분, 중간 부위, 꼬리 부분으로 나누어 담아온 접시를 내려놓으면서 들려주는 민어 이야기.

이어서 뱃살과 갈빗살과 민어 부레를 각각 다른 접시에 담아다가 설명을 곁들이는 민어 전문가.

낮에는 다리를 몇 개 건너 증도 섬에 가서 짱뚱어다리와 갯벌과 염전을 둘러보고 왔다.

아! 소원했던 민어에 더하여 특별한 만남까지, 아주 즐거운 여행.

고맙습니다.

 

 

* 세상에 이런 일이 2:

집에 와서 사진기를 열어 보니 사진이 없다. 오늘 새벽, 수산 시장 경매장 바닥에 민어가 좌~악 깔려 있는 모습은 경이롭기까지 했는데 ‥‥‥. 뭘 잘못 건드린 건가? 허참, 최선생님이 찍은 사진 몇 장 얻어서 ‥‥‥ ㅎㅎ

 

- 민어회(꼬리 부분-윗부분-중간 부위 )

 

- 민어 부레

 

- 민어 갈빗살

 

- 민어 뱃살

 

- 슬로시티 증도[짱뚱어갯벌/짱뚱어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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