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무주천마마라톤대회

2013. 7. 6. 20:41마라톤

3월 3일 하동 5월 4일 미사리

그리고 오늘 7월 6일 무주

또 두 달 만에 마라톤 대회에 왔다.

2013무주천마마라톤대회.

 

집에서 해왔어야 할 숙제를 아침자습시간에 서두는 학생마냥

운동장을 이리저리 뛰어다니면서 몸을 푼다.

잡다한 일을 핑계 대고

더운 날씨를 탓하면서

단 한 번의 연습도 없이 이렇게 와서 숙제하는 흉내를 낸다.

이젠 그만 뛰라는 주변의 성화가 그럴 듯해 망설이기도 했지만

오늘 또 이렇게 나왔다.

 

세상일이란 것이

몸과 마음이 하나가 되어 기꺼이 하는 일이 있고

마음은 있는데 몸이 따라주질 않아 못하는 경우도 있고

몸은 할 수 있는 데 마음이 없어서 하지 못하는 때도 있다.

주말이면 산에도 가고 도보여행도 다니면서도

마라톤대회를 앞두고 준비운동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것은

분명 마음이 게으르기 때문.

 

무주 진안 장수 하여 무진장

전라북도 산간 오지로 불리는 세 고장을 이르는 말이다.

우뚝 우뚝 솟아 있는 푸른 봉우리들이

봉우리들 사이사이 하얗게 서려 있는 안개인지 구름인지가

허공을 휘휘 젓고 다니는 시원한 바람이

등 두드려 격려를 한다.

마음의 여유가 생기고 든든해진다.

 

운동장 둘레에 등나무가 무성하여 관중석에 시원한 그늘을 만들고 있다.

무주등나무운동장을 나와 남대천을 따라 달린다.

 

시원하게 울어대는 매미소리가

장마철 남대천 물소리가

온통 푸른 산과 들이

기운을 북돋운다.

아, 얼마 전 강릉 남대천 가를 걸었었는데

여기 무주에 흐르는 저 물도 이름이 남대천이다.

 

남대천을 따라 뛰다가 되돌아오다가 다시 한 번 되돌아갔다가

되돌아서 오는 오십 리 남짓한 거리

출발할 때와 달리 푹푹 찌는 날씨

 

16~17km쯤에서 물을 마시며 잠깐 걷다 보니 뛰기가 싫다.

남은 거리와 시간을 따져 보니 걸어가도 시간은 넉넉하다.

마음이 약해진다.

느긋하게 걷다 뛰다 하다가

배짱 좋은 심보로 아예 걷는다.

몸은 할 수 있는데 마음이 문제인 건가?

 

하늘이 내린 신비의 명약

무주의 하늘 땅 물을 먹고 자란

무주 천마

전국 천마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고 한다.

‘무주천마 발효진골드’가 기념품.

 

수돗가에서 찬물을 흠뻑 뒤집어쓰고

올갱이와 조갯살을 넣고 끓인 된장국과 밥

두부김치와 막걸리 한잔

흐뭇하다.

 

어제 난이가 친정에 왔다.

최북미술관 등 운동장 주변에 볼거리가 많지만

그냥 집으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