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난 해맞이[0115]
2014. 1. 30. 16:06ㆍ미얀마라오스
1월 15일
덜컹거리는 열차 안에서 새벽잠을 깨다. 창틈으로 들어오는 바람이 몹시 차다. 날이 새려면 아직 한참 남았는데 추위 때문에 잠을 이룰 수가 없다. 헤드랜턴을 켜고 책을 읽다가, 반가부좌를 틀고 허리를 꼿꼿이 세워보다가, 화장실에도 다녀오고, ‥‥‥. 이역만리 낯선 들판을 달리는 열차 안에서 새벽 추위와 씨름을 한다.
아, 이제 부윰해지는가. 창밖 들판에 안개가 뭉게뭉게 서려 있는 것이 보인다. 추수를 끝낸 건지 논에는 벼 그루터기들이 누렇다. 창틈 새로 찬바람은 계속 들어온다.
뒤가 마렵다. 화장실 창문에 해가 비친다. 태국에서 라오스로 국경을 향하는 열차 화장실에 앉아 이렇게 해가 돋는 것을 본다. 속을 비우면서 하는 별난 해맞이. 시원하다.
해가 돋으면서 새벽 추위가 가신다. 너른 들판에 좌~악 퍼지는 햇살을 바라보는 신선함. 그런데 아니, 창문이 덜 닫힌 게 아닌가. 그럼 그렇게 추웠던 게 ‥‥‥? 하하. 이런 것도 여행의 한 장면이지.
자, 이제 국경역, 농카이역에서 내려 라오스로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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