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시 밀림인가 비경인가[고창 운곡습지]

2021. 4. 13. 22:09전라







2021년 4월 13일 화요일. 고창고인돌박물관 주변에 널린 고인돌들을 둘러보면서 야트막한 고개를 넘다. 고개를 넘자마자 운곡습지를 만나다. 목재 데크로 된 탐방로를 걸으면서 놀라고, 놀라고, 또 놀라다.

원시 밀림인가, 저런 걸 비경이라고 하는가. 축축하게 물이 배고, 무논처럼 물이 고인 습지. 버드나무, 찔레 덩굴은 뚜렷한 숲을 이루었고, 일일이 이름을 헤아리기 어려운 나무들이 빽빽하게 들어찼다. 마구 우거진 숲엔 이제 막 여린 연둣빛이 번진다. 연둣빛은 둠벙에도, 작은 못에서도 물감처럼 풀린다. 제멋대로 뻗은 나뭇가지도, 파릇파릇 돋아나는 풀잎도, 둠벙도, 작은 연못도, 물이 밴 땅바닥도 모두 신비로운 기운을 풍긴다.

습지를 벗어나면서 이어지는 길은 운곡저수지 둘레길. 저수지가 생각했던 것보다 제법 크다. 이 골 저 골로 파고드는 물가로 이어지는 길이 거의 10Km.

저수지를 한 바퀴 돌아온 곳에서 다시 습지 탐방로를 지나고, 고개를 넘어 고인돌박물관에 오다. 널려 있는 고인돌들과 노란 유채꽂 바다. 유유자적인가. 저수지 옆 산봉우리에 있는 전망대를 왕복한 것까지 합하여 16.90Km.

운곡습지:  전라북도 고창군 아산면 운곡리 오베이골에 있는 습지. 1981년에 영광원자력발전소(현 한빛원자력발전소)에 쓰일 냉각수를 위해 운곡마을에 저수지가 생겼고, 냉각수 수질 관리를 위해 저수지 주변에 철조망을 치고 사람들의 출입을 막은 이후, 오베이골에 자연적으로 저층습지가 복원되었다. 마을의 집들도 많이 잠겼겠지. 2011년 3월 14일 환경부 습지보호지역, 그해 4월 7일 람사르습지에 등록. 2014년에 국가지정 생태관광지역 선정. 2013년 5월 28일에 고창군 전체가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 지정.

"한 바퀴 돌면 다리 병이 낫고
두 바퀴 돌면 무병장수하고
세 바퀴 돌면 극락승천한다.
는 전설이 있습니다."

고창읍성을 한 바퀴 도는 것은 뒤풀이인가. 낙안읍성, 해미읍성과 함께 원래의 형태가 온전히 남아있는 3대 읍성이라고 하는 고창읍성. 물론, 현대에 와서 성곽도 일부 보수하였고, 성안 건물들도 복원하였고, 주변을 정비하고, 애써 가꾸고 있다. 다른 두 읍성과는 다르게 성안에 숲이 울창하다. 소나무들이 날아갈 듯 시원시원하다. 성 바캍 둘레에도 길이 있고, 붉은 철쭉꽃이 한창이다.

고창읍성: 전라북도 고창읍. 1453년(조선 단종1) 왜구의 침입을 방어하기 위해 돌로 쌓았다는 설, 숙종 때 이항이 주민들과 함께 8일 만에 쌓았다는 설, 성벽에 새겨진 글씨와 축성법을 근거로 1573년에 전라도 여러 마을 사람들이 동원되어 쌓았을 것이라는 설이 있으며, 모양성이라고도 한다. 둘레 1,684m, 높이 4~6m. 사적 제145호(1965.4.1.)

답성(성 밟기)  놀이:  성을 밟으면 오래 살고, 죽은 후에 극락으로 간다, 윤달 특히 3월 윤달에  효험이 크다는 전설이 있다. 엿새 날에 저승문이 열린다고 하여 초엿새, 열엿새, 스무엿새에 성을 밟는 사람이 많았다고 한다. 아낙네들만의 힘으로 성을 쌓았다는 전설이 있어 부녀자들의 민속이 되었고, 손바닥만한 돌을 머리에 이고 성을 돌고 나서 성 입구에 쌓아 두어 유사시 석전에 대비하였다고 한다. 지금은, 군민의 날인 음력 9월 9일(중양절)에 답성놀이를 재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