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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락산[단양]
단양천을 따라 상류로부터 상선암, 중선암, 하선암. 골짜기 이름은 '선암계곡'이다. 작은 산줄기 너머 남조천 물가에는 사인암이 있다. 단양팔경 여덟 중 넷이 가까운 곳에 이웃하고 있는 것이다. 이웃에는 또, 황장산, 황정산, 올산, 문수봉, 용두산 등 명산들이 널려 있고, 소백산, 대미산, 금수산, 월악산이 지척이다. 명산들 숲에 둘러싸인 도락산 또한 산림청, 한국의 산하, 블랙야크 등에서 선정한 전국 100대 명산에 드는 명산이다. 2022년 9월 22일 목요일. 상선암 주차장에서 도락산에 오른다. 제봉-신선봉-도락산 정상-신선봉-채운봉-주차장. 7.83Km. 올라가는 길도 내려오는 길도 엄청나게 가파르고 바위가 많다. 사다리 계단은 하늘을 향해 똑바로 서 있다고 해야겠다. 각오를 단단히 하고 왔지만,..
2022.09.22 -
좋다[속리산 묘봉]
2022년 9월 13일 화요일. 속리산 묘봉(874)에 오르다. 묘봉두부마을(화북면 운흥1리)-상학봉-묘봉-북가치-미타사-용화보건진료소-주차장. 10.8Km. 상주시 화북면 운흥1리 마을회관 가까이에 주차장이 있다. 상학봉-묘봉-관음봉-문장대로 이어지는 산빛이 깨끗하다. 곳곳에 허연 바위가 날아갈 듯 박혀 있는, 정말로 아름다운 풍경이다. 이쪽저쪽 산빛도, 하늘빛도, 햇빛도 깨끗하고, 예쁘다. 묘봉두부마을(식당) 옆길로 들어선다. 작은 논밭을 거느린 작은 마을을 벗어나 산으로 들어선다. 울창한 숲길이다. 단풍나무, 참나무, 소나무 등등. 하늘로 죽죽 벋은 나무들이 빽빽하게 들어섰다. 졸졸 흐르는 물소리가 들리고, 벌레 소리가 들리고, 고요한 소리가 들린다. 헉헉, 깊은 숨소리가 들린다. 산등성이에 올라선..
2022.09.14 -
송학산[제천]
2022년 9월 7일 수요일. 송학산(819)에 오르다. 개성에 있다는 '송악산'이 아니라 제천시 송학면에 있는 '송학산'이다. 백운면 구학산에서 날아오른 아홉 마리 학 중 한 마리가 와 앉았다던가. 송학면 보건지소 앞 시곡천(무도천) 건너편 길가에 작은 주차장이 있다. 산은 면 소재지 작은 마을 뒤로 단아하게 솟아 있다. 개울을 옆에 끼고 걷는다. 물은 흘러 평창강(서강)을 만날 것이고, 나그네는 저 아래에서 다리(지만교)를 건너고, 산발치에 깃들인 마을을 지나 산으로 오를 것이다. 도로명 주소의 편리함을 체험한다. 등산 기점으로 알려진 월명사의 주소는 제천시 송학면 시곡길 81. 그저, 도로명 주소가 적힌 표지판들을 따라 걷는다. 좁다란 산골 논에 시나브로 맑은 황금빛이 스민다. 수수밭이 보이고, 스..
2022.09.07 -
산솔나무[영월 단풍산]
삐죽삐죽 솟은 산봉우리들이 단풍나무잎 모양이라고 해서 단풍산(1,150)이라고 한다. 강원도 영월군 산솔면에 있다. 산 아래, 31번 국도 길가 언덕에 수령 500백년이 넘는다는 소나무가 있다. 솔고개 '산솔나무'라고 한다. 영월 읍내 관풍헌에서 사약을 받은 단종의 혼령은 태백산으로 들어갔다고 하는데, 그 길목인 여기에서 이 소나무가 단종의 혼령을 위로했다는 전설이 있다. 또, 솔표 우황청심환 상표의 소재로 쓰인 소나무라는 이야기도 있다. 도로변 공원에서 올려다보이는 모습도 볼 만하지만, 올라가 가까이에서 찬찬히 살펴보면, 연륜이 묻어나는 크기와 자태에 감탄이 절로 터지는 경험을 할 수가 있다. 주변 산세의 아름다움은 덤이다. 얼마 전에, 이곳 면 이름이 '중동면'에서 '산솔면'으로 바뀐 것을 알게 되었..
2022.09.01 -
여행이란 이런 것[영주 봉황산]
영주 부석사 일주문 현판에는 太白山浮石寺(태백산부석사) 범종루 현판에는 鳳凰山浮石寺(봉황산부석사) 크게 보아 태백산 자락이고, 절집을 품고 있는 봉우리 이름이 '봉황산'이라고 한다. 예로부터, 고치령을 기준으로 동쪽이 태백, 서쪽이 소백이라고 한다. 봉황산(부석사)은 소백산에 가까이 위치하지만, 그 줄기가 태백과 연결이 된다는 얘기다. 2022년 8월 24일 수요일. 봉황산에 오르기 위해 부석사를 찾았다. 주차장에서 일주문에 이르는 은행나무길 푸른빛이 맑고 깨끗하다. 열매는 벌써 노란빛을 준비하는가. 일주문을 지나 천왕문을 지나고, 범종루를 지나고, 안양루 아래 불이문(안양문)을 지나는 아주 가파른 길. 깊은숨을 몰아쉰다. 무량수전 마당에 올라서서 숨을 고르면서 어슬렁거린다. 세속을 벗어나 극락에 온 것..
2022.08.24 -
비경
비경. 2022년 7월 26일 화요일. 아주 오랜만에 수문동 폭포를 찾았다. 억수 계곡 곁 골짜기에 꽁꽁 숨어 있는 비경. 숲길을 헤치고 몇 번 물을 건너고 수곡용담을 지나면서 스리슬쩍 숨어들어 속인이 아닌 척 신선인척 오늘 하루 뜨거운 세상을 벗어나다. 꽁꽁 험한 산속 적막함에 묻히다. 티 없이 맑은 숲 속에 묻혀 티 없이 맑은 시간을 보내다. 옥가루처럼 부서지고 흐르고 고이고 또 흐르는 물 티 없이 맑은 빛 티 하나 없이 맑은 소리 티 하나 없이 맑은 웃음 티 하나 없이 맑은 가슴들.
2022.0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