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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둔인벌길[원주]
다둔 마을. '둔(屯)'은 '산 속에 있는 작은 언덕'이라는 뜻을 가진다고 한다. 첩첩산중 많은(多) 언덕(屯) 위에 있어 '다둔'이란다. 2022년 5월 11일 수요일. '다둔인벌길'을 걷다. 귀래면사무소 앞에서 출발, 운계리 여러 마을과 논밭길을 지나고, 깊은 산속을 헤집고, 운남저수지를 지나치고, 면사무소 앞에 다시 서다. 18Km. 아카시아 하얀 꽃이 한창이다. 옥수수, 감자는 제법 자라 예쁜 모습이고, 모내기가 시작됐다. 졸졸 흐르는 시냇물은 논물을 대기에 얼마나 요긴한가. 어릴 적 고향 풍경이 아련하다. 산속 꽤 높은 곳에 자리한 다둔 마을이 이리 훌륭한 모습일 거라고는 생각을 못 했다. 마을 터에서, 집터들에서 오랜 세월이 배어나는 듯하다. 한의원이 있고, 방앗간 가는 길 화살표가 보인다. ..
2022.05.11 -
고바우길 [원주]
'고바우길'은, 원주시 호저면사무소 앞에서 지정면 간현관광지까지 가는 길이다. 섬강 물가도 걷고, 마을길도 걷고, 산길도 걷는다. 자동차도로도 잠깐씩 걷는다. '고바우길'이란 이름은, 도중에 '고바우'를 볼 수 있어 붙은 이름이다. 강(섬강) 건너 산벼랑에 코(고)처럼 생긴 바위가 있고, 전설이 있다. 옛날에, 무장리 마을에 주막이 있었고, 심술쟁이 영감과 착한 며느리가 살고 있었다. 며느리 음식 솜씨가 좋아 손님이 많았다. 마음씨 착한 며느리는 청상이다. 어느날, 며느리에게 눈독들이던 떠돌이 스님이 영감에게, 큰 부자가 되려면 강 건너 코바위를 깨뜨리라, 고 한다. 재물에 눈이 먼 영감은, 이를 말리는 며느리를 내쫓고, 사람을 시켜 바위를 허물기 시작한다. 그러자, 주막의 음식 맛이 변하고, 손님이 끊..
2022.04.28 -
100고개길[원주]
"산의 모양이 봉황의 꼬리 같다 하여 봉산, 봉산미(鳳山尾)라고 했다는 유래가 있고, 인근 산에 크고 작은 고개가 많아 100고개길이라 불린다." 2022년 4월 21일 목요일. 원주굽이길 중, '100고개길'을 걷다. 원주시 원주천 물가에 있는 민속풍물시장 장터에서 물 건너에 출발점이 있다. 참고로, 풍물시장은 2일, 7일에 장이 선다고 한다. 또, 한겨울을 제외하고, 매일 04시에서 09시까지 새벽 시장이 열린다고 한다. 도보 다리를 건너다마자 안내판이 눈앞으로 다가온다. 그 옆에 길을 안내하는 화살표가 있고, 고개를 돌리니 리본이 보인다. 배말타운아파트 단지를 통과한다. 원주초등학교 앞을 지나치고, 옛 철길을 건너 산길로 들어선다. 잠깐 봉산뫼에 올랐다가 내려와서 화살표와 리본을 따라간다. 마을길로..
2022.04.21 -
돌단풍꽃을 보다[영월]
돌단풍꽃을 보다. 2022년 4월 16일 토요일. 영월에서 돌단풍꽃을 보다. 동강과 서강이 만나 '남한강'이라는 이름으로 흐르기 시작하는 물가 바위 벼랑. 군락을 이룬 돌단풍이 하얗게 꽃을 피웠다. 아가의 손바닥처럼 생긴 잎을 보고, 참 예쁘다, 정말로 단풍나무 잎과 똑같이 생겼네, 하곤 했지만, 그 꽃을 보기는 처음이다. 험한 바위틈에서 자라는 것도 그렇고, 예쁘게 생긴 잎도 그렇고, 만날 때마다 한 번 더 바라보게 되는 돌단풍이다. 오늘은, 처음으로 만난 그 꽃 앞에서 한참을 서성인다. 그간, 보면서도 못 보았던 것일 수도 있겠다. 무심코 지나쳤을 수도 있겠다. 마침, '숲 해설가' 신 선생님이 동행하여 깨우쳐 주는 덕분에 눈이 트인 것일 수가 있겠다. 지금, 눈앞에 꽤 많은 개체가 모여 있어 더 돋..
2022.04.17 -
고성산성[정선]
2022년 4월 14일 목요일.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창밖을 본다. 추적추적 비가 내리고 있다. 새싹을 틔우고, 꽃봉오리를 터뜨리고, 꽃잎을 떨어뜨리면서 봄을 재촉하는 봄비다. 봄비가 내리는 날엔 괜히 기분이 좋아지고, 가슴이 설렌다. 우산을 챙겨 들고 길을 나선다. 정선 고성산성으로 간다. 고성리에 있어서 고성산성이고, 고성(古城)이 있어서 고성리란다. 강원도 정선군 신동읍 고성리. 흙이나 목책으로 쌓은 산성이 삼국 이전부터 있었고, 신라가 고구려와 대치하던 시기에 돌로 쌓았으며, 고려시대까지 이용했었다고 한다. 1997년부터 다섯 차례에 걸쳐 발굴하였고, 성안에서 청동기와 마제 석검, 돌화살촉 등이 발견되었으며, 성 아래에 청동기시대 고인돌과 집터가 남아 있다고 한다. 참고로 남한강 일대 산성은 거의..
2022.04.14 -
회촌달맞이길[원주]
두둥실 떠오르는 보름달을 맞이하면서 새해 소망과 행운을 비는 세시풍속. 강원도 흥업면 매지리 회촌 마을에서는 사라져 가는 풍속을 보존하기 위하여 해마다 정월 대보름에 달맞이 축제를 연다고 한다. 달맞이 고사에 이어 농악놀이, 달집태우기 등 달밤 놀이 한마당에 소원지 쓰기, 쥐불놀이, 제기차기, 팽이 돌리기 등 다양한 민속놀이가 낮부터 벌어진다고 한다. 2022년 4월 7일 목요일. 회촌마을을 지나는 원주굽이길, '회촌달맞이길'을 걷는다. 양안치재에서 매지임도로 들어선다. 양안치재는 원주시 흥업면과 귀래면을 넘나드는 고개이다. 7Km쯤 되는 임도 굽이굽이에 봄기운이 가득하다. 노란 연기를 풍기는 생강나무, 연분홍 진달래의 수줍은 몸짓, 성급한 나뭇가지들이 삐죽삐죽 내미는 움은 산새들 혓바닥만이나 할까. 생..
2022.0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