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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밟다[만항재-함백산-두문동재]
눈을 밟다. 2022년 2월 23일 수요일. 최저 기온이 영하 15도를 오로내린다고 하지만, 입춘 우수 지난 햇볕에는 봄기운이 완연하다. 만항재에서 올려다보이는 함백산 마루는 시리도록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시리도록 또렷하다. 참으로 오랜만에 스패츠와 아이젠을 차고, 머프로 볼을 감싸고 걸음을 뗀다. 장갑을 벗으면 손이 시리지만, 맑게 빛나는 햇살에는 봄이 흐른다. 함백산 마루에서 바라다보이는 사방 풍경이 시워~언하다. 티없이 파란 하늘 아래 겹겹이 멀어져가는 산 바다는 하얀 눈을 점점이 품고 있다. 이 얼마만인가. 중함백을 넘고, 은대봉을 넘어 두문동재까지. 파란 하늘 아래, 맑은 햇빛에 젖어, 하얀 눈길을 걷는다. 눈이 귀했던 이번 겨울이었는데, 오늘 원 없이 눈을 밟는다. 하얀 눈을 원 없이 밟으면..
2022.02.23 -
천년사지길[원주]
2022년 2월 17일 목요일. 원주시 부론면사무소 앞에서 단강리까지 택시를 탔다. 미덕상회(미덕슈퍼) 앞이라고 했는데, 상회는 보이지 않는다. "저 자리에 있었는데 없어졌네요." 택시 기사님이 가리키는 자리를 보니, 건물이 철거된 흔적을 쉽게 알아차릴 수가 있겠다. "그래도 요긴하게 이용하던 사람들이 꽤 있었어요. 아쉬워하는 사람이 꽤 있을 거요." 방향을 살피고, 두리번두리번 리본을 찾는다. 그리고 걷는다. 원주둘레길 중 천년사지길이다. 천 년 전에 지어졌다는 절터 두 곳을 지나는 길이다. 거돈사지와 법천사지다. 세포 마을을 둘러보면서 운계천 제방길로 들어선다. 충주시 소태면 덕은리로 건너가는 덕은교를 지난다. 얼마 전까지, 여름철에 물놀이하는 사람들로 북적이던 덕은리 냇바닥 자갈밭이 우거진 풀숲으로..
2022.02.17 -
흥원창길[원주]
신라 말 북원(원주)의 호족 양길(궁예의 장인)이 취병산 위에서 달빛 어린 강물을 내려다보고, 그 아름다움에 취하여 '월천'이라고 하였다는 이야기가 있고, 간현리 병풍바위 위에 올라앉은 바위 모양이 두꺼비를 닮았기에 두꺼비 섬(蟾) 자를 써서 '섬강'이라고 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섬(蟾) 자는 '달'을 뜻하기도 하기에 '월천(月川)'이나 '섬강(蟾江)' 모두 '달의 강'이라는 의미를 가지는 셈이고, 세월이 흐르면서 '섬강' 하나로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2022년 2월 10일 목요일. 강원도 문막읍 문막교 옆 체육공원. 섬강을 건너는 다리이고, 물가 강바닥에 있는 체육공원이다. 캠핑카가 여러 대 서 있다. 강변길에서 제방 길로 올라선다. 강물을 옆에 끼고, 물이 흐르는 방향으로 걷는다. 강 건너편 황효자..
2022.02.10 -
간현봉길[원주]
강원도 원주시 지정면에 간현봉(386)이 있다. 산 아래에 섬강과 삼산천이 만나는 합수머리가 있고, 간현봉에서 삼산천 건너편에 소금산이 있다. 산과 물이 어우러지는 경치가 사람들을 불러들이고 있으며, 간현관광지로 알려져 있다. 소금산에는 몇 년 전에 놓인 '소금산출렁다리'가 있고, 산비탈에는 잔도가 걸렸다. 오늘 와서 보니, 소금산에서 간현봉 산허리로 이어지는 또 하나의 출렁다리가 보인다. 삼산천 위에 높다랗게, 길게 걸려 있다. 울렁울렁, 심하게 흔들린다고 해서 '울렁다리'란다. 최근에 개통되었고, 이어지는 공사가 또 있을 거라고 한다. 2022년 2월 3일 목요일. 아침 날씨가 쌀쌀하다. 간현관광지 방문자센터 주차장에 자동차가 속속 들어온다. 두리번두리번, 원주굽이길 안내판 지도를 보면서 갈길을 확인..
2022.02.03 -
황효자길[원주]
2022년 1월 27일 목요일. 원주시 문막읍 반계초등학교 앞. '원주굽이길' 중 '반계리은행나무길'과 '황효자길'이 잠깐 만나는 곳이다. 일주일 전에 보았던 그 안내판 지도를 다시 살핀다. '황효자길'을 걷기로 했다. 그때도 '황효자길'을 생각했었지만, 한심하게도 길을 헤매다가 생각을 바꾸어 '반계리은행나무길'을 한 바퀴 돌았었다. 길을 안내하는 리본과 이정표만을 믿고, 지도를 건성으로 읽은 탓이었다. 그간 집에서 인터넷 검색으로 지도를 꼼꼼히 살펴 보았고, 그때 길이 어긋났던 지점을 머릿속으로 몇 번이나 되새기고 왔다. 초등학교 앞 안내판 지도를 보면서 그 지점을 다시 한번 확인한다. 원심천과 섬강이 만나는 곳이 그곳이다. 제방 길에서 냇바닥으로 내려가는 갈림길 어귀에 '원주굽이길' 리본이 보인다. ..
2022.01.27 -
반계리은행나무길[원주]
2022년 1월 20일 목요일. 강원도 원주시 문막읍 반계리 반계초등학교 정문 옆에 서 있는 안내판을 들여다본다. 원주굽이길 중 하나인 황효자길 약도를 살피고 또 살핀다. 14Km쯤 걸어 원위치로 오는길이다. 자, 어느쪽으로 갈까. 두리번두리번, 이정표가 어디 있을까, 전봇대나 나뭇가지에 걸려 있을 원주굽이길 리본이 이디 있나, 사방을 살펴본다. 길 건너에 이정표가 보인다. 그런데, 황효자길이 아니라 반계리은행나무길 이정표다. 리본도 몇 개 보이지만, 황효자길에 대한 정보는 어디에도 없다. 안내판 지도를 다시 살피고, 사방을 둘러본다. 안내판 지도에 나오는 쪽섬길을 가리키는 도로 표지판이 보인다. 그쪽으로 길을 잡는다. 리본을 살피면서 걷다 보니, 갈림길이 나오고, 이정표가 있고, 각각 황효자길과 반계리..
2022.0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