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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흔아홉골[치악산둘레길10]
아흔아홉골: 원주시 판부면 금대1리 대도사골에는 크고 작은 골짜기가 많다. '아흔아홉 개 골짜기가 부챗살처럼 펼쳐져 있다.'고 말한다. 옛날에 어느 사냥꾼이 곰 한 마리를 쫓아 이 골짜기에 왔을 때, 아흔아홉 마리의 곰이 아흔아홉 골짜기를 오르는 것을 보고 질겁하고 돌아왔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 곳을 지나는 치악산둘레길 10코스를 아흔아홉골길이라고 한다. 금대삼거리에서 관설동 당둔지주차장까지 9.3Km. 2021년 7월 15일 목요일. 당둔지주차장에서 출발하여 금대삼거리까지 갔다가 온다. 당둔지주차장-신촌리-일론골 정상-뒷들이골 정상-곰네미교-금대삼거리. 왕복. 주차장에서 100m쯤, 신천교를 건너자마자 신촌천을 옆에 끼고 거슬러 올라가면서 보니, 백운산 꼭대기 군사시설이 손에 잡힐 듯 나선다. 그러니까..
2021.07.15 -
한가터길[치악산둘레길11]
3일부터 시작된 늦장마. 비 예보가 한 주일 동안 이어지고, 예보대로 비가 내리고 있다. 특징이라면, 비가 주로 밤사이에 내리고 낮엔 뜸하다는 것. 남부지방엔 밤낮 없이 쏟아지는 폭우에 피해가 크다는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2021년 7월 8일 목요일. 밤새 퍼붓던 비는 그치고 날이 밝았다. 예보는 수시로 바뀔 수 있는 것. 더구나 장마철이 아닌가. 우산을 챙겨 배낭을 멘다. 원주 치악산 둘레길. 재작년 여름에 1코스부터 3코스까지를 기분 좋게 걸은 적이 있거니와, 올 5월에 11코스까지 완공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터다. 11개 코스로 나뉜 치악산둘레길은, 원주시 행구동 국형사를 원점으로 치악산 둘레를 한 바퀴 도는 길이다. 오늘은 11코스. 시작점인 관설동 당둔지주차장에서 종점인 국형사까지 7.7Km 길..
2021.07.08 -
한 걸음 한 걸음[진안 구봉산]
대한민국 곳곳에 팔봉산이 있고, 구봉산이 있고, 오봉산이 있고, 칠봉산이 있다. 홍천 팔봉산, 서산 팔봉산, 청주 팔봉산, 춘천 오봉산, 경주 오봉산, 영월 구봉대산, 원주 칠봉 등등. 2021년 7월 첫날 목요일. 오늘은 전라북도 진안군에 있는 구봉산(1,002)이다. 09시 20분. 아침 하늘이 벗어지면서 햇볕이 사나워진다. 잽싸게 숲속으로 들어선다. 시원한 그늘을 즐기면서 사부작사부작. 가파른 길을 오를 땐 마음이 느긋해야 한다. 한여름엔 비오듯 쏟아지는 땀을 즐길 줄도 알아야 한다. 온몸을 알뜰하게 쥐어짜는 의식에 몰두하는 일이다. 티끌 하나 남기지 않고 머릿속을 비우는 일이다. 그 자리에 산이 배어들 것이다. 1봉에 들렀다가 2봉, 3봉, 4봉. 4봉에 정자가 있다. 구름정에 올라 숨을 고르면서..
2021.07.01 -
여근곡[경주 오봉산]
서기 636년, 경주 서쪽에 있는 영묘사 앞 옥문지(玉門池)에서 두꺼비(개구리) 우는 소리가 요란했다. 선덕여왕이 말하기를, 두꺼비(개구리)의 눈은 성난 것처럼 생겼다, 병란의 조짐이다. 분명 적이 침입했을 것이다. 옥문(玉門)은 여근(女根)을 이르는 말이다. 여근 속에 들어온 남근(적군)이 얼마나 힘을 쓰랴. 왕명을 받은 알천, 팔탄 두 장수가 2,000여 군사를 이끌고 여근곡에 매복한 적군(백제 군)을 무찔렀다. -삼국유사에 전하는 선덕여왕 지기삼사 전설 중 하나. 2021년 6월 23일 수요일. 골짜기 앞에 와서 찬찬히 살피며 바라다보니 정말 그럴듯하다. 여근곡을 거쳐 오봉산을 걷는다. 여근곡 주차장-유학사-옥문지-부산성-주사암-마당바위-주사굴-오봉산(685)-산길-임도-산길-유학사-주차장 경주시 ..
2021.06.23 -
삼을 얻다[금산 진악산 ]
1,500여 년 전, 백제 때, 강씨 성을 가진 선비(강처사)가 진악산 아래 살고 있었다. 홀어머니가 병으로 눕게 되자 효험 있다고 알려진 진악산 관음굴에서 쾌유를 빌었다. 어느 날 꿈에 진악산 신령이 나타나서, 관앙불봉(觀仰佛峰) 바위 절벽에 가면 붉은 열매가 세 개 달린 풀이 있을 것이다. 그 뿌리를 달여 드려라. 이튿날 그곳에 가서 보니 정말로 붉은 열매가 셋 달린 풀이 있었고, 그 뿌리를 달여 드렸더니 어머니의 병이 씻은 듯이 나았다. 강처사는 그 씨앗을 받아 산 아래 개안마을에 심었고, 뿌리 모양이 사람 모습과 비슷하여 인삼이라고 하였다. 충청남도 금산군 남이면 성곡리 946번지 밭이 그때 인삼을 처음 심었던 곳이고, 개삼터(開蔘-)라고 한다. 2021년 6월 14일 월요일. 충청남도 금산군 진..
2021.06.14 -
제왕운기[두타산 베틀바위산성길]
전쟁으로 길이 막혀 10년 동안 산 속에서 농사를 지었다. 이승휴가 과거 급제 이듬해(1253)에 홀어머니를 뵙기 위해 삼척에 갔을 때, 몽고가 고려를 침략하였다. 개경으로 가는 길이 막혔고, 그는 두타산 구동(귀동)에서 10년 동안 농사를 지으면서 어머니를 모셨다. 관직을 구하는 시를 보낸 끝에 이장용과 유경의 추천을 받아 벼슬길에 올랐고, 1280년부터는 구동(귀동)에 은거하면서 '제왕운기'와 '내전록'을 저술하였다. 제왕운기: 중국과 우리나라의 역사를 엮은 서사시. 원나라의 정치적 간섭을 받는 상황에서, 민족의 문화와 역사적 전통에 대한 자부심과 자주 의식을 드러냈다는 평과 함께 유교 사상을 바탕으로 원나라에 대한 사대(事大)를 합리화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단군신화를 서술하여 단군을 민족의 시조..
2021.0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