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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전산과 낙안읍성[순천]
2021년 10월 19일 화요일. 금전산에 오르고, 낙안읍성을 한 바퀴 돌다. 아침 11시쯤, 순천시 낙안읍성 주차장에서 유 선생님을 만나 함께 버스를 타고 두어 정거장 거리에 있는 불재에서 내렸다. 금전산 산길로 들어선다. 그간의 회포를 풀어내면서, 세상에 더없이 느긋한 마음으로, 더없이 느긋한 걸음을 옮기다. 쉬엄쉬엄, 사부작사부작. 좋다. 하늘은 맑고, 바람은 시원하고, 사방이 훤하다. 황금빛 더해가는 낙안 들판이 참으로 예쁘게 내려다보인다. 굴이라고 하기엔 뭐한, 돌부처를 모신, 야트막하고, 깊지도 길지도 않은 바위틈 앞에 '구능수 유래'를 알리는 안내판이 있다. 저쪽 금강암 바유문에 있는 바위샘을 말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하면서 읽어 본다. 옛날에, 처사 한 분이 이곳에서 도를 닦고 있을 ..
2021.10.20 -
꼬부랑길[보은]
2021년 10월 14일 목요일. 꼬부랑길을 걷다. 보은 속리산 지척에 있는 말티재 정상에서 옆으로 산기슭을 한 바퀴 돌아 제자리로 돌아오는, 말 그대로 꼬불꼬불하지만 임도처럼 널찍한 길이다. 산꼭대기 가까이에 걸려 있어 사방으로 시원하게 펼쳐지는 경치가 정말로 아름답고, 공기가 더없이 맑고 깨끗하다. 오르막 내리막도 심하지 않아 산책하듯 발걸음이 가볍다. 보은군 속리산면 갈목리 솔향공원에서 걸음을 뗀다. 말티재 고갯마루까지는 오솔길로 1Km쯤. 그리고 꼬부랑길 8.6Km쯤. 그리고 말티재 전망탑에 올라 뱀보다 더 심하게 구불거리며 올라오는 고갯길을 내려다보다. 조선 세조가 요양차 속리산을 찾아왔을 때, 가마에서 내려 말로 갈아탔다고 한다. 그만큼 가파르다는 얘기다. 그러기에 자동차 도로는 저렇게 심하게..
2021.10.14 -
봉정사[안동 천등산]
극락전: 1972년 9월, 해체 복원할 때, 부석사 무량수전(1376년 중건)보다 앞선 시기(1363년 중건)에 지어진 것으로 확인되었고, 국내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목조 건물로 추정. 국보 제15호. 대웅전: 조선 초기 건축물로 추정. 국보 제311호. 화엄강당: 조선 전기 건축물로 추정. 보물 제448호. 고금당: 조선 후기 건축물로 추정. 보물제449호. 건축박물관이라 할 만큼 우리나라 목조 건축의 계보를 살펴볼 수 있다는 봉정사는 안동시 서후면 천등산의 품에 안겨 있다. 종이 봉황이 내려앉은 자리에 절을 짓고, 봉황이 날아와 머물렀다는 뜻으로 봉정사(鳳停寺)라고 하였으며, 종이 봉황은 의상대사가 부석사를 지을 때 날려 보낸 두 마리 중 하나라고도 하고, 천등굴에서 수도하던 능인대사가 도력으로 만..
2021.10.07 -
한탄강주상절리길[포천]
주상절리는 '기둥 모양의 돌틈'이란 뜻으로 암석이나 지층에서 나타나는 기둥 모양의 평행한 틈(절리)입니다. 주로 용암이 분출되어 굳어진 화산암 지역에서 많이 많이 나타나는 현상으로, 뜨거운 용암이 분출하여 식을 때 부피가 줄어들면서 만들어집니다. 일반적으로 단면이 6각형 모양을 이루며, 용암이 식는 환경에 따라 4~8각의 다양한 모양을 이루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동해안이나 제주도 해안 등에서 잘 발달되며, 내륙에서는 한탄강이 대표적인 주상절리 지역입니다. 절리는 형태에 따라 기둥 모양의 주상절리 외에 땅과 수평을 이루는 편상절리, 부채꼴 모양의 방사형절리 등이 있습니다. 하식동굴은 하천의 흐름에 의해 만들어지는 동굴로서 절리나 침식에 약한 부분이 깍여 나가면서 만들어집니다. 비둘기낭 하식동굴은 한탄..
2021.09.30 -
새신바위[산청 정수산]
어둠이 가시면서 새벽 빛이 번지는 하늘의 모습. 밤새도록 천지를 감싸고 있던 검은 어둠이 서서히 물러나면서 물감 번지듯 새는 빛이 그 자리를 채워 가고. 시나브로 저쪽 산등성이 위에선 붉은 해님이 삐죽 솟아 오르고. 기운찬 빛발이 쭉쭉 뻗치고. 만물이 몸을 털면서 제 모습을 드러내고. 나그네는 길을 가고. 2021년 9월 23일 목요일. 새벽길을 나서다. 훤하게 밝은 이른 아침에 경상남도 산청에 있는 정수산에 오르다. 신등면 율현마을에서 굽이돌아 올라가는 길바닥에 입이 벌어진 채 떨어진 밤송이와 반들반들한 알밤이 널려 있다. 가을이 주는 풍요로운 풍경이고, 이곳 산천이 베푸는 넉넉함이려니. 숲속에 고즈넉이 깃들어 있는 대웅전을 비롯한 서너 채 절집. 천년 고찰 율곡사다. 잠깐 숨을 돌리고 물을 마시면서 ..
2021.09.23 -
지칠 줄 모르고 즐거운[영월 주천강]
술샘 酒泉(주천) 양반이 떠먹으면 약주, 맑은 술이 나오고, 농민이 떠먹으면 탁주, 막걸리가 나왔다. 양반은 맑은 정신으로 공부를 하고, 농민은 논밭일을 할 때 힘을 내라는 뜻이었다고 한다. 양반이 농민 차림을 해도 약주가 나오고, 농민이 양반 차림을 해도 막걸리가 나왔다. 마을에서 농사를 짓던 한 농민이 과거 시험에 합격한 후에 샘물을 떴다. 약주를 기대했건만 탁주였다. 홧김에 샘에다 돌을 처넣었다. 그후로 샘에서 술이 나오지 않았다. 2021년 9월 9일 목요일. 강원도 영월군 주천면 솔샘공원에서 망산에 오르다. 솔샘공원-망산/빙허루-명상의 광장-마이봉-사태봉-도천교-주천강 강길 따라 주천교 옆 솔샘공원으로. 솔샘공원에는 '주천'의 유래를 적은 비가 있고, 조선 철종의 태실이 있었던 자리를 알리는 비..
2021.0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