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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눈길 삼십 리[백운산]
새하얀 눈이 두텁게 깔려 있다. 저벅저벅 뽀드득 뽀드득. 시린 뒷덜미를 여미며 걷는다. 원주시 판부면 서곡리 백운산자연휴양림 입구에서 순환 임도를 따라 간다. 걸어가는 열기에 한기가 가시고, 몸과 맘은 오로지 하얀 눈에 빠져든다. 백운정(白雲亭)에 앉아 쉬었다가 정상으로 이어지는 산길로 올..
2008.02.27 -
그런 길
길이 있다. 목적지는 저기에 훤히 보이는데 가다보니 길이 끊긴다. 하늘을 보고 방향을 잡아 본다. 아니, 옛길 흔적이 있어 짚어 가 본다. 이리저리 방황도 한다. 믿는 것은 저기 능선이 보인다는 것. 그리고 뻔한 계명산이라는 것. 믿었던 임도는 묘연하고 길은 희미하고 비탈이 심하고 낙엽이 깔려 미..
2008.02.27 -
그냥 걸었다[목도매운탕]
2007년 12월 19일 수요일. 목도 매운탕을 먹으러 간다. 걸어서 간다. 09:30. 광진리에서 출발한다. 조곡마을을 거쳐 지문이 다리를 건널 때까지 안개가 해를 가린다. 저 산 나뭇가지들은 흐르는 안개를 붙들어 하얗게 앉혀놓고 있다. 다리를 건너니 해님이 희멀건 모습으로 늦은 인사를 ..
2008.02.27 -
나만 생각한다?[계룡산]
12월 16일 아침, 계룡산 동학사 입구. 길가에 늘어선 상가 앞엔 김이 무럭무럭 나는 양은솥에 꼬치어묵이 잔뜩 꽂혀 있고, 주인 아낙들은 주차장에서 나오는 등산객들을 불러댄다. “따끈따끈한 오댕 있어요.” “추운데 동동주 한잔 딱 하시면 몸이 훈훈해 집니다.” “이리 오세요.” 동동주는 길에서..
2008.02.27 -
천등산 임도
사방으로 내리뻗은 산줄기들과 골짜기들이 산의 품을 넉넉하게 펼쳐 놓는다. 단풍 잔치 한 바탕을 요란하게 치러낸 자리엔 앙상한 가지들이 하늘을 바라보며 흔들흔들. 임도는 굽이굽이 구불구불 아스라하고 유연자적 나그네는 길 따라 흘러간다. 아! 산을 감싸고 있는 이 기운. 서늘한 ..
2008.02.27 -
단풍은 흐무러지고[상주곶감마라톤대회]
단풍은 절정을 넘어섰다. 울긋불긋한 빛깔이 흐무러진다. 노랗고 빨갛게 농익은 기운이 온 천지에 흥건하다. 우수수 떨어지는 낙엽은 산과 들과 거리에서 나뒹굴고, 자연이 벌이는 축제에 사람들이 넋을 잃는다. 하얀 쌀, 하얀 누에고치, 곶감의 하얀 분. 목화가 사라진 자리에 곶감이 들어섰다. 삼백(..
2008.0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