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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짜기 너머 골짜기[피아골 ― 뱀사골]
2007년 11월 4일 일요일 날씨 맑음. 지리산 피아골과 뱀사골을 걷다. 6.25 한국전쟁을 즈음해서 활약한 지리산 빨지산[파르티잔] 이야기는 대한민국 현대사의 야사와 정사를 흥미롭게 넘나들고 있다. 몇몇 소설과 회고록에선 피아골이란 이름이 빨지산들의 피로 물든 골짜기란 뜻이라고 말한다. 또는, 단..
2008.02.27 -
달하 노피곰 도다샤[정읍단풍마라톤]
달님이시어 높이 떠올라서 멀리까지 비추어 주소서 저자거리를 누비고 계신가요? 험한 일을 당할까 두렵습니다. 어느 곳에 짐 부려 놓고 좀 쉬십시오, 날 저물어 고생하실까 두렵습니다. ― 정읍사(井邑詞)/의역 소금 행상을 나간 남편이 때가 지났는데도 돌아오지 않는다. 아내는 언덕에 올라 먼 곳을 ..
2008.02.27 -
산 빛에 젖고 물소리에 빠져[삼탄 - 봉양]
산줄기는 겹겹이 엮이어 하늘 아래 아득하고 굽이치는 골짜기엔 냇물소리 기운차다. 2007년 10월 7일 맑음. 며칠 전 정암길을 걸으면서 보아 둔 길. 정암 마을에서 명암 쪽으로 이어지는 임도가 궁금하다. 비가 온다는 예보는 있었지만 하늘은 맑다. 그래, 한번 가보자. 길바닥에 떨어진 알밤 몇 개를 내가..
2008.02.27 -
정암길
물빛은 호수 가득 도도하고 산은 검푸른 그림자를 물결 위에 띄운다. 높은 산자락이 깊은 물가에 다다르니 나뭇가지들이 물속 고기 떼를 희롱한다. 호수에 가득한 물이나 산에 우거진 숲이나 가을 준비에 골몰하여 말이 없네. 물가에도 산속에도 길은 이어지고 쉬엄쉬엄 나그네는 오늘도 ..
2008.02.27 -
지나밥골
2007년 추석 이브. 산은 검은 몸짓으로 곡선을 그리고 허공은 달빛을 받아 교교한데 한 나그네가 발길을 멈추고 문을 두드린다. 매현에서 궁골을 지나, 서낭고개를 넘고, 소용골 입구 못미처에 예전에 없던 집이 한 채. 뜻밖의 객을 맞아 당황하는 사람들은 근 십 년 전에 낙향하여 복숭아 ..
2008.02.27 -
笑而不答心自閑[민주지산]
“왜 산에서 사느냐고 묻지만 한가로이 웃을 뿐이로다.” 問余何事栖碧山 笑而不答心自閑 桃花流水杳然去 別有天地非人間 (李白 山中問答) 왜 산에 가느냐고 물으면 그냥 웃을 뿐이로다. 2007년 9월 22일. 놀토로부터 시작되는 닷새 동안의 추석연휴 첫날을 민주지산에서 보낸다. 높은 산에 올라 능선과..
2008.0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