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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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미[묘봉에서]
온몸을, 온 얼굴을 범벅으로 만들어 놓고 코끝으로 뚝뚝 떨어지는 땀방울이 주는 맛! 비탈길, 능선 길을 오르면서 헉헉거리다가 잠깐 쉴 때, 선들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면서, 그저 “좋다!” “좋다~!” 하면서 몸으로 느끼는 맛! 비 오듯 쏟아지는 땀을 닦으며 한 입 가득 담아 목으로 꿀꺽 넘기는 물 맛..
2008.02.27 -
산에서 내려오니 비가 그치다[두릉산-팔봉산]
오랜만에 산에서 비를 맞는다. 푸른 비를 맞는다. 5월 12일 아침, 노루목 다리 건너, 폐교된 향산분교 뒤편에서 두릉산을 넘어, 수주팔봉산으로 가는 길. 맑은 초록 산 빛에 잔바람이 불어 살랑살랑 나뭇잎 가볍게 일렁이는 숲에 타닥타닥, 투닥투닥 빗방울 듣는 푸른 소리. 눈으로 가슴으로 스며드는 기..
2008.02.27 -
도보사랑 두 돌 2008.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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꾀꼬리봉은 용하구곡의 내력을 알고 있다
― 짹짹, 찌르르 찌찌, 휘이익, 재잘재잘 ‥‥‥. 산새들 아침인사는 거르는 적이 없다. 꽤 오래 전부터 그리던 꾀꼬리봉을 찾아 나선 길, 억수계곡 깊숙이 들어서니 상쾌한 공기가 콧속으로 파고든다. 수문동 폭포로 이어지는 계곡 입구에 걸려 있는 현수막엔 “입산금지”, “과태료 50만원” 등의 글..
2008.02.27 -
갈론계곡 갈은구곡
일찍부터 노랗던 생강나무는 빙긋빙긋 느긋하고, 갓 피어난 찔레순은 살짝살짝 두리번거린다. 여기 버들개지는 큼직한 눈망울을 아직도 껌뻑거리고, 저쪽 버드나무는 가지 끝이 파랗다. 돌돌돌. 산골 도랑은 경쾌한 소리로 흘러가고, 딱따구리는 쉬지 않고 나무를 쪼아댄다. 콩새 소리, 새매 소리, 구..
2008.02.27 -
봄비 맞으며
3월 24일 놀토. 하루 종일 비. 우산을 때리는 빗소리는 가늘면서도 힘이 있다. 어떤 때는 이슬 내리듯 몸에 와 맺히기도 한다. 뭇 생명을 깨우는 차분한 봄비, 그 속을 걷고 있는 미사모. 대지에 뿌려지는 생명수를 마중 나온 미사모. 온 누리를 덮고 있는 상큼한 안개 속을 저벅저벅, 두런두런 걸어간다. ..
2008.0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