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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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개의 방[서천 천방산둘레길]
- 서해 바다를 건너온 당나라 소정방이 기벌포 풍랑을 잠재우기 위해 천 개의 방을 지었다. - 천 개의 방을 짓고 나자, 도승의 말대로 풍랑이 멎었고, 소정방은 금강을 거슬러 사비성을 공격하여 백제를 멸망시켰다. 천 개의 방은 절집이 되어 천방사, 산 이름은 천방산이라 했다. 천방사는 없어진 지 오래고, 지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작은 사찰 이름은 음적사. 천방산은 서천의 진산이라고 한다. 2020년 6월 20일 토요일. 충남 서천군 천방산 둘레길을 걷는다. 천방골 입구 주차장-천방루-천방산-초현리(절골-감남골-선녀골)-주차장-음적사-주차장/10Km. 천방사 둘레길을 걷자고 와서 안내도와 약간 다르게 길을 정한다. 덕분에 우거진 숲속을 헤매고, 산속 작은 마을들을 만난다. 천방루를 거쳐 천방산까지는 여..
2020.06.20 -
다시 만난 석불과 석탑[당진 봉화산솔바람길]
2020년 6월 13일 토요일. 당진 안국사지를 에워싼 산등성이를 걷는다. 처음부터 끝까지 불볕을 가려주는 시원한 숲길이고, 이따금 나타나는 소나무 숲길이 참으로 예쁘다. 봉화산 솔바람길이다. 예전에 봉수대가 있었기에 봉화산이라고 했을 것이다. 안내도에는 봉수대를 복원해 놓은 봉화산 말고도 은봉산과 구은봉산이 표시되어 있지만, 표지석 대신 이정표를 보고 짐작할 뿐이다. 골짜기 입구에 작은 저수지, 원당지가 있고, 몇 발짝 안되는 저수지 둑방이 골짜기를 동그랗게 둘러싼 산등성이 길을 이어주고 있으며, 골짜기 안쪽으로 500m쯤 되는 거리에 또 하나의 저수지가 있다. 안국지다. 안국지 가까이에 안국사지 석불과 석탑이 있고, 산속으로 500m쯤 더 올라간 곳에 안국사지, 절집터가 있다. 가까스로 6Km쯤 되는..
2020.06.13 -
금강애기나리[늦은맥이-국망봉]
- 금강애기나리를 만나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야생화 작은 꽃들을 사진기에 담느라고 몸을 숙이곤 하는 사람이 알려주는 꽃 이름, 금강애기나리. 모기만하다고 하면 허풍일까. 애써 찾기 전에는 눈에 뜨이기조차 어려울 작은 꽃이다. 처음 알게 되었고, 처음 만난 귀하신 몸이다. 주근깨투성이에 별 모양을 한, 정말로 모기처럼 작은 꽃. 아, 전혀 뜻밖의 행운이다. 아니, 행운이라는 말을 붙이기에는 어쩐지 속되다는 느낌이 든다. 소백산 늦은맥이에서 국망봉으로 가는 길이다. 온 천지에 푸르름이 짙어가고, 이리저리 푸른 바람이 돌아다니는 계절. 2020년 6월 6일 토요일. 소백산을 걷는다. 새밭(을전)-늦은맥이-상월봉-국망봉(1,420.8)-새밭. 새밭에서 늦은맥이로 오르는 길은 어느 여름이건 그윽한 숲속이..
2020.06.06 -
백제의 미소[서산 아라메길1-1]
아라: 바다의 옛말 메: 산의 옛말 2020년 5월 30일 토요일. 서산 아라메길 일부를 걷는다. 산과 바다가 만나는 지역적 특색을 살린 서산시 둘레길이다. 운산면 용현리 강댕이 미륵불-서산 용현리 마애여래삼존불-보원사지-개심사 삼거리-개심사-전망대-용현자연휴양림-강댕이 미륵불(1-1길). 용현계곡 입구 주차장에서 두어 발짝 거리에 있는 미륵불은 요 아래 고풍 저수지를 만들 때 옮겨 온 것이란다. 계곡으로 들어서서 다시 몇 발짝 거리에 마애삼존불이 있다. 어릴 적부터 귀에 익은 말, 백제의 미소. 아! 어쩌면 저럴 수가 있나. 살아 계신다. 이웃집 할머니이시다. 이쪽 저쪽으로 자리를 옮길 때마다 자애로운 눈길이 따라오신다. 나는 지금, 천 년 하고도 몇 백 년 더 전부터 살아계시는 할머니를 만나고 있다...
2020.05.30 -
도보사랑 5월 산행
제천 주론산 도보+a
2020.05.16 -
비내섬을 걷다[충주 남한강]
2020년 5월 3일 일요일. 집에서 가까운 비내섬. 상류 복여울엔 소태면 복탄리와 앙성면 조천리를 연결하는 다리 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있고, 유유히 흐르는 물은 섬 양쪽으로 갈라진다. 큼직한 섬에는 널찍널찍한 공터 몇이 버드나무숲, 갈대숲, 풀숲 사이사이에 숨어 있다. 확진자 수가 확 줄어들고는 있지만, 코로나 시국은 계속되고 있다. 시나브로 언 땅이 녹고, 봄꽃들이 피었다 지고, 여름의 문턱 5월이 왔다. 사회적 거리 두기는 어떤 형태로든 새로운 문화가 될 것 같다. 모임이나 나들이를 조심스러워하는 게 관습으로 굳어질지도 모를 일이다. 코로나19 전과 후의 세상은 분명 많은 것이 달라지리라. 생산과 소비의 형태, 놀이 문화에 변화가 있을 것 같다. 인간의 욕심에 대한 어떤 경고인지도 모를 일이다. 인..
2020.05.03